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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로마 백부장의 편지를 공개합니다.

행복충전소 2007. 11. 8. 13:52
백부장의 편지

글쓴이 : 임석웅목사(부산대연성결교회)

이 글을 여러분에게 쓰는 것은 제 생애에 숙명적으로 경험해야 했던 한 사건에 대하여 그 정확한내용을 진실하게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저는 대 로마제국의 백부장이라는 장교의 명예를 걸고 제가 보고 경험한 사실에 대하여 추호의 거짓이 없이 있는 그대로만을 진술할 것을 약속합니다.

먼저 제 자신에 대하여 간단하게 소개해야겠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당시에 세계를 지배하던 대 로마제국의 군인이 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계획대로 좋은 가문의 배경과 체계적인 교육의 덕택으로 다른 사람들보다는 쉽게 군인이 될 수 있었고 진급도 빨랐습니다. 그런 저에게 한번은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저를 총애하는 빌라도 장군이 예루살렘의 총독으로 발령을 받아 가면서 저를 데리고 가겠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이라는 지역은 저희 나라의 식민지로서 다른 지역보다는 유달리 문제가 많고 골치 아픈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로마군인으로서 크게 출세를 하려면 한번쯤은 거쳐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야심 많은 제가 그런 챤스를 놓칠 리가 없었죠.

예루살렘지역에서 제가 맡은 업무는 주로 정치범을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유일신 하나님 사상과 민족의식이 강한 유대 민족에게는 우리 로마제국에 대하여 반기를 드는 정치범이 유별나게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희 나라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황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결단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런 정치범에게 대체로 두 종류의 형벌을 내립니다. 그 중에 하나는 죄수를 죽은 시체와 함께 살을 맞대게 꽁꽁 묶어 두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살이 점점 썩어 들어가는 무서운 형벌이죠.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운 형벌은 십자가 사형입니다. 고통도 아주 심하고 무엇보다도 보는 사람에게 로마제국에게 대항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전시효과가 커서 우리는 주로 이 사형 방법을 사용하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제가 유대지역에 있는 동안에 십자가 사형은 종종 행하여졌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죽음 중에 제가 절대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짐작하시겠습니다만, 갈릴리 나사렛 출신의 33세 된 젊은 청년 예수의 죽음이었습니다.

무거운 십자가를 끌고 오는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전 날밤에 쇠 쪼각이 달린 채찍에 맞은 그의 등은 군데군데 살점이 뜯기어 나갔습니다. 그의 머리는 예리한 가시가 있는 면류관이 씌워져 사방에 찍긴 자리에서 흘러내린 피로 아름다운 금발머리칼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서서히 그의 몸이 나무십자가 위에 눕히어졌고 두 손과 발에 커다란 대못이 박히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내 부하들이 십자가에 달린 줄을 앞에서 잡아당기자 예수를 박은 십자가가 일어서기 시작했고 그의 육중한 몸이 아래로 축 쳐지면서 목 박힌 손목과 발이 찍겨 내려갔습니다. 실로 보기에도 끔찍한 순간이었습니다. 가냘픈 비명이 흘러나오는 그의 입술은 바르르 떨렸습니다.

그 순간 올려다보는 제 눈과 마주친 예수의 그 눈빛, 좌우에 함께 처형을 당하는 두 명의 강도도 있었지만, 유독 그 예수의 눈빛만은 저는 평생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극심한 고통으로 얼굴은 온통 일그러져 있었지만 예수의 눈빛에는 제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평안함과 왕다운 위엄이 깃들여 있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먼발치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부하들을 통하여 예수에 대하여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예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예루살렘에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대개가 믿기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예수가 물위를 걸었다는 소문도 있었고,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 이상이 나누어 먹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더 믿기 어려운 소문은 그가 죽은 지 3일이나 되는 나사로라는 사람을 살렸다는 허무맹랑한 소문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예수가 자기 병을 고쳤다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예수가 선포하는 핵심내용은 천국이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주로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어울렸고 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로부터 몹시 미움을 받았습니다. 사실 제가 객관적 입장에서 냉정히 말한다면 예수는 십자가 처형을 당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졌습니다. 물론 예수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약간의 소요가 있기는 해지만 십자가에 처형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제 상관인 빌라도 총독도 직접 심문을 한 결과, 그를 십자가 처형할 아무런 죄를 발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유대의 지도층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예수를 모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어찌 되었든 저는 군인으로서 명령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예수에 대하여 가장 결정적 충격을 받은 것은 그가 죽기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무고한 사람을 죽인다는 생각에 제 마음이 무척 괴로웠는데, 예수가 십자가에서 그가 믿는 하나님께 드린 기도는 제 머리를 큰 망치로 한 대 치는 것처럼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여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짓이 무슨 짓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 순간 제 입에서는 “ 아,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었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예수가 운명하는 순간에는 맑은 날씨가 갑자기 하늘에 새까만 구름이 끼고 한 밤처럼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흥분했던 군중들은 비로소 정신이 든 듯 얼굴에 큰 근심과 두려움을 띄고 숨듯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예수의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간 후, 예수가 부활했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릴지 모른다는 유대 제사장들의 요청에 따라 장정 몇 명이 밀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커다란 돌로 무덤 문을 막고 그것도 부족해 수비대 4명을 보내어 철저히 무덤을 지킬 것을 명령하고 내려왔습니다.

그 후, 이틀동안 예루살렘 성 전체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습니다. 해마다 유월절은 온 시내가 흥겨운 잔치 집 같았는데 그 해에는 폭풍 전야처럼 긴장이 가득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가 죽은 후 3일째 되는 날 새벽, 갑자기 거리가 술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기운이 성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얼굴에 갑자기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가 생전에 누누이 말해왔지만 아무도 믿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예수가 부활했다는 소문이 온 성에 쫙 깔려 있었습니다.

잠시 후, 무덤을 지키던 수비대들이 얼이 빠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갑자기 그 무거운 돌이 날아가고 무덤 문이 열리며 자신들은 기절했고 깨어보니 예수의 시신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몇 시간 뒤, 총독은 나를 은밀히 불렀습니다. 그리고 4개의 돈주머니와 함께 빌라도 총독의 직인이 찍힌 극비문서를 주면서 엄명을 내렸습니다. 무덤을 지킨 병사들에게 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갔다고 소문을 퍼뜨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로마제국의 수치이지만 유대지도자들과의 미묘한 관계로 빌라도가 승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몇 칠 후, 모든 것은 백일하에 다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내가 처형하고 무덤에 장사한 예수가 버젓이 살아서 제자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저는 뭐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예수는 40일 정도 제자들과 함께 지내다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서 신비롭게도 하늘로 승천했습니다.

저는 얼마 후에 로마로 귀국했고 그 일이 있은 지 몇 해 뒤에 제 동료 고넬료를 만났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 가이샤라 지역에서 수비대로 있다가 귀국했는데, 그 곳에서 예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의 전도로 온 가족이 독실한 크리스챤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고넬료에게 예수에 대한 모든 것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야 저는 비로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저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바로 그때 그 십자가에는 제가 못 박혀야 했던 것인데다 그 분이 나를 대신하여 죽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분은 무덤에 그냥 머무르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3일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저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저의 구세주이십니다. 앞으로 제 삶의 목표는 저의 조국 로마를 복음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 일은 이미 상당히 진척되고 있습니다. 조만 간에 황제도 예수님을 믿게 될 것이라는 정보도 입수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글을 마감해야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여러분이 갖고 계신 성경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고넬료가 나에게 전해준 예수님의 그 마지막 명령을 순종하기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복음을 전하렵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이 일에 동참하길 바라며 이만 마침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

이천오년 부활절에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로마의 한 성도가
출처 : 예수가좋다오
글쓴이 : (일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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